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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걷기왕> 사투리, 만복의 매력, 힐링 코드

by borybory-click 2025. 4. 29.

영화 &lt;걷기왕&gt; 관련 사진

  • 개봉일: 2016. 10. 20.
  • 장르: 드라마
  • 평점: 8.54
  • 등급: 1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93분
  • 감독: 백승화
  • 주연: 심은경, 박주희

 

1. <걷기왕>에 나오는 사투리

영화 <걷기왕>은 단순한 스포츠 성장 영화가 아니라, 인물들의 말투와 사투리, 지역성까지 깊이 있게 녹여낸 작품이다. 영화 속 주인공 만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사용하는 전라도 사투리는 단순한 설정이 아니라 이들의 정체성과 환경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한다. 이 글에서는 <걷기왕>에 등장하는 사투리가 작품 전반에 어떤 효과를 주는지, 그리고 지역성이 어떻게 인물들의 성격과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걷기왕>의 중심 배경은 전라남도 지방의 소도시로 설정되어 있다. 이 영화에서 전라도 사투리는 단순한 언어적 특징을 넘어, 등장인물들의 삶과 지역 사회를 대변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특히 만복과 그녀의 가족, 그리고 친구들이 사용하는 자연스러운 전라도 사투리는 인물들을 더욱 입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느끼게 한다. 사투리는 등장인물들이 처한 환경과 정서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표준어만 사용했다면 인물들이 느끼는 답답함, 소외감, 지역적 특수성이 희미해졌을 것이다. 사투리를 통해 관객은 이들이 어떤 문화권 안에서 성장했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를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전라도 사투리는 특유의 억양과 느긋한 리듬감으로 인해 인물들의 정서적 거리감을 좁히는 효과를 낸다. 만복과 친구들 간의 대화는 물론, 가족 간의 다툼이나 격려 장면에서도 이 사투리가 따뜻함과 친밀감을 배가시킨다. 관객은 낯설지 않은 정겨운 언어를 통해 이들과 감정적으로 연결된다. 또한 영화 속 사투리는 단순히 대사 처리에 그치지 않고,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는 데에도 기여한다. 만복은 거칠지만 꾸밈없고, 솔직한 성격을 지녔다. 이 같은 성향은 그녀가 사용하는 거침없는 사투리 표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문장 끝을 길게 늘이거나 강조하는 말투는 만복의 고집과 열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전라도 특유의 어휘와 표현도 주목할 만하다. ‘굉장하게’, ‘거시기’, ‘어째’ 같은 지역 특유의 단어들은 만복과 주변 인물들의 삶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언어적 디테일은 영화의 사실감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성을 단단히 각인시키는 장치가 된다. <걷기왕>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인물들의 지역성이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룬다는 점이다. 만복이 살아가는 시골 마을은 척박하고 보수적인 지역 사회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지역적 배경은 만복의 심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시골 마을은 대도시처럼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주변 어른들은 만복에게 특별한 재능 하나로 미래를 결정지으려 한다. 이러한 환경은 만복에게 일종의 압박과 기대를 동시에 안겨준다. 이곳에서는 학업이나 다양한 직업군보다, 운동이나 기술 같은 '손에 잡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만복이 육상 대신 경보 종목으로 방향을 트는 과정도 이 지역성의 맥락 안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역의 작은 운동회, 한정된 체육 시설, 전문 지도자의 부재 등은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자연스럽게 제한한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는 오히려 만복에게 독특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킨다. 그녀는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며, 이를 통해 성장해 나간다. 가족 또한 지역성의 틀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복의 어머니는 딸이 운동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걱정을 드러낸다. 부모 세대 역시 오랜 시간 지역 사회의 제약 속에서 살아온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자녀에게 꿈을 밀어붙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좌절할 가능성을 대비하는 양가적 태도를 보인다. 만복의 친구들은 지역 내에서의 관계망을 형성하는 또 다른 축이다. 서로에게 경쟁자이자 동료가 되어주는 친구들은, 좁은 지역 사회 안에서 서로를 끌어주고 밀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들의 관계는 단순한 우정이나 경쟁을 넘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고 있다. 이는 대도시의 개인주의적 문화와 대비되는 특징으로, 영화의 정서를 더욱 따뜻하게 만든다. <걷기왕>은 전라남도라는 특정 지역을 무대로 삼았지만, 그 안에서 그려낸 정서는 전국 어디서나 통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 영화는 특정 지역의 사투리와 문화를 보여주면서도, 인간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갈등, 좌절, 꿈을 향한 도전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지역성은 곧 특수성이지만, 그 특수성을 통해 오히려 보편적 감정을 끌어올린다. 만복이 느끼는 답답함, 인정받고 싶은 열망,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특정 지역 출신만의 감정이 아니다. 누구나 성장 과정에서 한 번쯤은 경험하는 보편적 심리다. 영화는 지역 특유의 언어와 문화적 코드에 갇히지 않고, 그것을 발판 삼아 더 큰 감정의 보편성으로 나아간다. 만복의 사투리 섞인 외침, 친구들과의 티격태격한 대화, 가족과의 소박한 갈등은, 어느 지역 사람이 보더라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순간들로 가득하다. 이러한 보편성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정 지역성을 강조하면서도, 그것이 배타적이지 않고 열린 감정선을 지향하기 때문에, <걷기왕>은 특정 지역 출신 관객뿐 아니라 다양한 배경을 가진 관객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사투리와 지역성이 단순한 배경 설정이 아니라, 캐릭터의 성장과 내면 변화를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걷기왕>은 한국 독립영화의 좋은 예시로 남는다. 각 지역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존중하고, 이를 진정성 있게 담아낼 때 오히려 더 많은 관객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은 보여준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지역성과 보편성이 균형 잡힌 영화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영화 <걷기왕>은 전라도 사투리와 지역적 특색을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작품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끌어올린 점이 인상적이다. 사투리는 등장인물들의 현실감을 높이고, 지역성은 이들의 성장 이야기에 깊이를 더했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가 서로 맞물려, 결국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을 만들어냈다. 걷기왕이 보여준 언어와 문화의 조화는 앞으로 다양한 한국 영화에서도 본받아야 할 가치 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2. 주인공 만복의 매력 포인트 5가지

영화 <걷기왕>은 주인공 만복의 매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겉으로는 엉뚱하고 다소 어설퍼 보이지만, 그녀가 지닌 순수함과 근성은 많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글에서는 영화 속 만복이라는 인물이 어떤 요소를 통해 매력을 발산하는지, 그녀가 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캐릭터인지 다섯 가지 포인트로 나누어 살펴본다.

만복이라는 캐릭터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거침없는 솔직함이다. 영화 내내 만복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숨기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스스로를 포장하거나 꾸미지 않고,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가감 없이 표현한다. 이는 요즘 흔히 볼 수 없는 캐릭터성으로, 관객에게 신선한 매력을 준다. 만복의 솔직함은 때로는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빚게 하지만, 오히려 그런 갈등이 그녀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경보 선수로서 실패를 거듭할 때조차, 자신의 실수를 변명하거나 외부 탓으로 돌리지 않고 솔직하게 받아들인다. 이런 태도는 자연스럽게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만복은 사회적 통념이나 체면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사람들 앞에서도 쑥스러워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경보 대회 도중 실수를 하거나 실격을 당하는 장면에서도 당황하거나 좌절하기보다, "다음엔 더 잘할 거야"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는다. 이런 태도는 현대 사회에서 보기 드문 순수성과 강단을 동시에 보여준다. 만복의 솔직함은 관객에게 거짓 없는 진짜 감정을 선사한다. 인위적인 대사나 설정 없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는 그녀의 말과 행동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준다. 영화 <걷기왕>이 독립영화 특유의 소박함을 유지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긴 이유는, 만복이라는 인물이 지닌 이 솔직함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만복의 또 다른 매력은 끈질긴 도전정신과 성실함에서 나온다. 영화 초반 만복은 육상선수로서 별다른 재능을 보여주지 못하고, 이후 경보라는 새로운 종목에 도전하게 된다. 처음부터 능숙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꾸준히 연습을 거듭하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러운 응원을 이끌어낸다. 특히 만복은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려는 자세를 잃지 않는다. 경기 도중 넘어지거나, 좋은 기록을 세우지 못하더라도 스스로를 자책하기보다, 다시 일어나 달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스포츠 정신을 넘어, 삶을 대하는 태도 자체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경보라는 종목 특성상 긴 시간 동안 단조로운 동작을 반복해야 하고, 작은 실수 하나로 실격될 위험도 크다. 만복은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나아간다. 그녀의 도전정신은 단순한 열정의 발현이 아니라, 꾸준한 성실함 위에 쌓아 올려진 것이다. 관객은 만복이 이룬 작은 성취 하나하나에 진심으로 기뻐하게 된다. 그녀가 보여주는 꾸준함과 근성은 현대 사회에서 빠른 성공을 강요받는 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울림을 준다. 만복은 결과보다 과정 자체를 소중히 여기며, 그 안에서 성장해 나가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런 모습이야말로 <걷기왕>을 특별하게 만든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만복이 지닌 매력 중 또 하나는 그녀가 주변 사람들과 맺는 따뜻한 인간관계에서 드러난다. 영화 속 만복은 가족, 친구, 코치 등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만, 그 관계들은 대체로 이익이나 목적이 아닌 진심에 기반을 두고 있다. 특히 만복과 어머니의 관계는 영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어머니는 현실적인 조언과 따뜻한 격려를 통해 만복을 지지한다. 만복 역시 투정이나 반항을 부리면서도, 어머니에 대한 깊은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두 사람의 관계는 관객에게 진정한 가족애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만복의 친구들과의 관계도 인상적이다. 때로는 티격태격하고,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은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동반자다. 특히 만복이 경보를 포기할까 고민할 때, 친구들이 보내는 소박한 응원의 장면은 영화의 감동을 극대화시킨다. 만복은 주변 사람들에게 기대면서도, 동시에 그들을 응원하고 북돋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녀의 순수한 인간관계는, 오늘날 점점 메말라 가는 인간관계 속에서 잊고 있던 따뜻함을 일깨운다. 만복이 관객에게 오래도록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이유는, 이런 순수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만복은 단순한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 아니다. 영화 <걷기왕>은 그녀가 수많은 좌절을 겪는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크고 작은 실패를 반복하고, 때로는 자신감을 잃고 방황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복은 계속해서 나아간다. 특히 만복은 좌절을 경험할 때마다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실격을 당하거나, 목표했던 기록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그녀는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함을 인정하며, 다시 도전하는 자세를 갖춘다. 이런 성장의 과정은 만복을 단순히 긍정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깊이 있는 인물로 만들어 준다. 만복이 보여주는 좌절은 현실적이다. 영화는 그녀의 실패를 미화하거나 극복의 드라마로 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적인 실패와 그로 인한 좌절감을 담담하게 그려내면서, 오히려 관객에게 더 큰 감동을 선사한다. 이런 성장 과정 속에서 만복은 조금씩 단단해진다. 처음에는 작은 일에도 쉽게 동요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며 담담히 경기에 임한다. 이 모든 변화는 억지스러운 극적 장치 없이,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전개된다. 만복이란 인물이 진정한 성장형 캐릭터로 완성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만복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그녀만의 독특한 개성과 유쾌함이다. 만복은 영화 내내 엉뚱한 행동과 엇박자 유머로 웃음을 준다. 그러나 이 유쾌함은 결코 가볍거나 얄팍하지 않다.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숨은 진심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특히 친구들과 함께 훈련을 하거나,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장면에서 만복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말투와 행동으로 분위기를 밝게 만든다. 이런 유쾌함은 관객에게 편안함을 주고, 영화 전체의 무게감을 적절히 조절해 준다. 만복은 실패 앞에서도 자신만의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다. 실격을 당한 후 쿨하게 넘어가는 모습,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웃으며 받아들이는 태도는 그녀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웃기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만복이 삶을 대하는 방식 그 자체를 드러낸다. 그녀의 독특한 개성은 영화의 리듬을 살리고,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만복은 전형적인 스포츠영화의 영웅형 캐릭터와는 다르게, 평범하지만 특별한 존재로서 빛난다. 바로 이 점이 <걷기왕>을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영화로 만든 핵심이다.

영화 <걷기왕>의 주인공 만복은 솔직함, 끈질긴 도전정신, 따뜻한 인간관계, 현실적 성장 과정, 그리고 독특한 개성이라는 다섯 가지 매력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녀는 완벽한 인물이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만복이라는 인물은 우리의 일상에도 분명히 존재할 법한, 그리고 누구나 닮고 싶어 하는 '진짜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걷기왕>이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이유는 바로 이처럼 현실적이고 따뜻한 만복이라는 캐릭터 덕분이다.

 

3. <걷기왕>이 선사하는 힐링 코드

영화 <걷기왕>은 단순한 청춘 스포츠 영화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현대인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네는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느릿하고 엉뚱한 소녀의 성장기 같지만, 만복이라는 인물이 걸어가는 길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소중한 울림을 준다. 이 글에서는 영화가 품고 있는 다양한 힐링 코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관객들이 어떤 위로를 얻을 수 있는지를 상세히 분석해 본다.

영화 <걷기왕>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극적 반전이나 과장된 드라마 없이도 관객을 사로잡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만복은 영웅적인 성취를 이루지 않는다. 세계 챔피언이 되거나 기록을 깨는 인물이 아니다. 그녀는 단지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때로는 넘어지고, 때로는 실패하면서도 다시 일어선다. 이러한 만복의 모습은, 과장되지 않은 평범함 안에서 깊은 감동을 이끌어낸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특별함'을 요구한다. 누구나 남들과 달라야 하고, 특별해야 한다고 강요받는다.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이 점에서 <걷기왕>은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정말 특별해지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영화는 이에 대한 답을 조용히 제시한다. 평범함 속에서도 충분히 아름답고 가치 있는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만복은 특별하지 않은 위치에서 스스로를 긍정한다. 그녀는 대단한 재능도, 눈에 띄는 외모도 없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과정 자체가 곧 의미 있는 성취임을 보여준다. 이는 관객들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짜 행복에 다가서는 길임을 영화는 이야기한다. <걷기왕>에서 경보라는 종목을 택한 것은 단순히 소재의 독특함 때문만이 아니다. 경보는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규칙을 지키며 성실히 걷는 데 의미가 있다. 이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강력한 상징성을 지닌다. 빠르고 화려한 성취만이 중요한 세상에서, 묵묵히 자신의 걸음을 이어가는 삶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것을 영화는 경보를 통해 은유적으로 전달한다. 만복은 늘 느릿하다. 실수도 많고, 종종 길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멈추지 않는다. 빠르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리듬을 유지하며 계속 걸어간다. 이 모습은 빠르게 결과를 내야 한다고 다그치는 현대 사회의 풍경과는 대조적이다. 사람들은 점점 더 빨리, 더 많이를 요구받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걷기왕>은 속도를 늦추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에게 맞는 속도로 걸어가도 괜찮다는 점을 조용히 일깨운다. 인생은 경주가 아니며, 각자가 자신의 리듬으로 걸어가는 긴 여정이다. 만복이 걷는 길은 거창하지 않지만,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느리게 걷는 삶이야말로 스스로를 돌보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진정한 삶임을 영화는 온화하게 전한다. <걷기왕>은 실패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특별한 따뜻함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영화는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거나, 실패를 딛고 성공하는 화려한 반전 드라마를 그린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다르다. 실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실패 속에서도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솔직하게 담아낸다. 만복은 경기에서 실격을 당하고,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한다. 그러나 그녀는 좌절에 매몰되지 않는다. 실수를 인정하고, 그로 인해 자신이 조금 더 성장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영화는 실패를 치욕이 아니라 성장의 일부로 바라본다. 이는 관객에게 진정한 치유를 제공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세상에서, 실패가 끝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이야기들은 소중하다. 만복은 실패를 통해 더욱 단단해진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무너져도 다시 걷는다. 영화는 실패를 통해 인간이 얼마나 유연하고 강해질 수 있는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던 만복의 이야기는, 좌절 앞에서 주저하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용기와 위로를 건넨다. <걷기왕>은 만복이라는 개인의 이야기만을 다루지 않는다. 그녀가 주변 사람들과 맺는 따뜻한 관계 역시 중요한 힐링 코드로 작용한다. 만복은 친구들과 다투기도 하고, 어머니와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특히 만복과 어머니의 관계는 현대 가족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다. 서로의 기대와 걱정이 부딪히기도 하지만, 그 모든 감정의 밑바탕에는 깊은 사랑이 깔려 있다. 만복이 힘들 때 어머니가 보내는 작은 격려, 친구들과의 소소한 농담과 응원은, 각박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기대어 살아가는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이러한 관계들은 영화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만복이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함께 웃고 울며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관객은 진정한 힐링을 경험한다. 각박한 세상에서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다시 걸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영화는 조용히 속삭인다. <걷기왕>에서 만복은 주변의 기대나 시선에 흔들리기도 하지만, 결국 스스로를 믿고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영화는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선택을 믿고 걸어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강조한다. 만복은 거창한 목표를 이루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만복을 걱정하거나 때로는 실망할 때도, 그녀는 자신의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이 모습은 관객들에게 조용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리는 종종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억누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휘둘리기도 한다. 그러나 <걷기왕>은 스스로를 믿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길임을 이야기한다. 설령 느리고 부족해 보여도, 자신을 믿고 걸어가는 사람은 결국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영화는 온몸으로 보여준다.

영화 <걷기왕>은 작지만 강력한 힘을 지닌 작품이다.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게 하고, 느리게 걷는 삶의 아름다움을 일깨우며, 실패를 따뜻하게 포용하는 법을 가르친다. 또한 인간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소소한 행복을 보여주고, 스스로를 믿는 힘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만복이라는 평범한 소녀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경쟁과 속도의 논리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걷기왕>은 천천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도 괜찮다고, 그리고 그렇게 걷는 삶도 충분히 가치 있다고 조용히 말해준다. 이 영화가 선사하는 잔잔한 힐링 코드는 오래도록 관객들의 가슴에 남아,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한 걸음 한 걸음 의미를 찾으며 살아가게 할 것이다.